[부산일보]번거로운 치과 치료, '세렉 시스템'은 단 하루

여대생 L씨는 충치가 생겨 치과를 가야 하지만 차일피일 하고 있다. 치과를 떠올리면 막연히 무섭다는 생각과 함께 수 차례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치료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L씨도 이런 저런 이유로 방학 때 치료를 받아야지 하고 미루고 있는 중이다.

절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지만 평생 가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 치과다. 특히 충치는 잘못된 식습관과 치아 관리로 인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질환이다. 하지만 긴 치료기간과 진료에 대한 고통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걱정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경우라면 하루 만에 충치 치료가 가능한 '세렉 시스템'을 추천한다.

치과용 캐드캠으로 기공소 의뢰 없이 당일 보철물 제작
충치·치아성형·임플란트 등에 적용… 미·유럽선 보편화
인체 친화력 높은 세라믹으로 제작, 치아재현도 99% 수준


#충치, 보철치료, 라미네이트 등에도 적용

세렉 시스템은 치과 치료에 필요한 보철물을 컴퓨터를 이용해 제작하는 방식을 말한다. 치과용 캐드캠(CAD/CAM)을 활용해 치아의 본을 떠서 치과 내에서 당일 보철물을 제작하기 때문에 그날 치료가 가능하다. 치과 외부의 기공소에 보철물 제작을 맡기지 않기 때문에 치료기간이 크게 줄여드는 것이다.
가장 먼저 충치 환자의 손상된 치아 부위를 삭제한다. 그런 다음 3D 구강카메라로 치료 부위 치아의 기본 데이터를 확보한다. CAD 프로그램으로 치아에 덧씌우거나 때워야 할 보철물의 모형을 그래픽으로 디자인한다. 그런 후에 CAM 밀링머신으로 세라믹 블록을 깎아서 치아에 붙이면 충치 치료가 끝난다.
보통 일반 치과의 보철물 제작기간은 기공소에 제작을 의뢰해 운송하는 시간까지 5~14일 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세렉 시스템을 이용하면 1~3시간 이내에 보철물이 만들어진다. 치과 방문 횟수도 기존에는 2~3회 이상 방문해야 하지만 세렉 시스템은 단 한 번에 해결된다.
앞니가 벌어져 있거나 착색되었을 때 시술하는 라미네이트(치아성형)의 경우도 보통 1~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세렉 시스템은 치아 삭제량을 계산한 후에 캐드캠으로 치아를 디자인하고 세라믹을 깎아서 완성된 라미네이트를 치료 부위에 붙이면 된다. 제작된 라미네이트를 붙여 환자의 의견을 수렴한 후에 표면광택 작업을 하면 하루 만에 치료가 끝난다.
임플란트 역시 시술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임플란트 시술은 재료 자체가 틀리기때문에 중간중간 다른 작업이 있을 수 있지만 캐드캠으로 기존 치료법의 불편함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
세렉 시스템은 국내에서 지난해부터 치과에 보급되고 있는데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치과 보철 치료법이다. 세렉은 치과를 한 번만 방문하면 모든 보철치료를 완성할 수 있어 바쁜 직장인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면접이나 유학,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 군 입대 등을 앞두고 급하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금 못지않은 우월한 재료, 안전하고 확실한 결과

세렉은 인체 친화력이 높은 '세라믹'으로 제작된다. 세라믹은 20년 이상의 임상연구 결과, 생체 친화적이고 튼튼하며 안전을 보장한다는 논문결과가 나와 있다.
자연치와 유사하여 서로 맞물리는 자연치를 파괴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래서 효과 면에서 금니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우월하다는 의견도 있다. 금은 차가운 음식을 섭취했을 때 이가 시릴 수 있고, 미적인 면에서는 뒤진다.
반면 세렉에서 사용되는 압축 세라믹은 내구성과 강도가 높고, 색깔도 자연치아와 유사하여 심미적인 효과가 뛰어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세렉 시스템은 일반보철의 치아 재현도가 70%인데 비해 99%로 거의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시술 후 인체 친화도가 우수해 인체 거부반응이 거의 없다.
굿윌치과 허정욱 원장은 "보철치료 기간 중에 보기 싫고 불편한 임시치아를 덮어 쓰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임시치아를 하고 있으면서 세균에 감염되거나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그런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보통 치과에서 치아의 본을 뜰 때에 입안에 넣는 물질로 인해 구역질이나 거부감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세렉 시스템은 치아 본을 뜨는 과정 없이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고 보기 흉한 임시치아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보철치료 새로운 패러다임, 세렉 시스템

세렉 시스템의 비용은 기존 치과 치료 수준이다. 충치치료를 위해 금 인레이를 사용하거나, 지르코니아 보철치료와 세렉 치료비는 동일하다. 하지만 당일 원스톱으로 치료를 원할 때는 제작비가 15%가량 올라간다.
한 번 방문으로 치과 치료를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세렉 시스템은 기존 치과치료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하지만 뛰어난 효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료기관에 도입되지는 못하고 있다. 스캔기기와 깎는 밀링기계가 세트로 구성돼 있는데 장비 구입에 1억 원 이상이 든다. 사람 손으로 하던 보철 제작을 컴퓨터와 밀링기계로 해야 하는데 시행착오의 두려움도 시스템 도입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독일 시로나사의 '세렉 시스템 인증 부산센터'인 굿윌치과 방민기 원장은 "하루만에 완성하는 세렉시스템 도입으로 경남과 울산에서 찾아오는 환자가 늘고 있다. 외국인 환자들 역시 여러 번 치과를 방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적용할 수 있어 의료관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